기획특집
대한항공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비행기, 아트가 되다' 대상 수상자를 만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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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바쁘다. 학교 강의도 들어야 하고 강의에 따라오는 각종 조별 모임과 과제, 보고서는 덤이다. 학교생활만 해도 빠듯한 시간, 취업을 위한 각종 자격증과 어학 성적도 취득해야 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다양한 대외활동과 인턴을 준비한다. 스펙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공모전’이다. 순위 매겨지는 것에 더 이상 싫증이 난 탓일까, 아니면 자신이 없어서일까. 대학생들은 유독 공모전을 어렵게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그런데 여기, 그 어렵다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두 학우가 있다. 조형대학 공업디자인학과 제세환(10), 강민옥(12) 학우다. 2015 제3회 대한항공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비행기, 아트가 되다’ 대상 수상자 강민옥, 제세환 학우를 만나 그들의 공모전 이야기를 들어보자.
두 분은 어떻게 만났고,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셨나요? 세환 과 선후배로 만났어요. 같이 휴학을 한 상태에서 휴학하면서 뭘 해야 시간도 알차게 보내고 포트폴리오에도 도움이 될까 생각을 해보다가 대한항공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알게 되었고, 공모전에 참여하면 재미도 있을 것 같고 경험도 될 것 같아서 민옥이와 상의 끝에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따로 공모전에 도전해보지 않으셨고요? 민옥 본격적으로 도전한 공모전은 이게 처음이에요. 학교 다닐 때는 수업 들으랴 과제하랴 여유가 많이 없어서 따로 공모전을 할 생각도 못했거든요.
공모전에서 ‘FIT YOUR AIR’란 작품으로 대상을 받으셨어요. 설명에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하고 기획하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경험이었나요? 민옥 제가 작년에 프랑스로 1학기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요, 유럽 여행할 때 보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보통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하잖아요. 근데 특히 저가항공의 경우 불편한 점이 좌석에서의 좁은 테이블 공간이라고 느꼈어요. 한정된 공간에서 기내식을 먹고, 또 좌석 테이블의 높낮이도 조절이 안 되고, 테이블에서 무언가 편하게 할 수 없었던 부분이 굉장히 불편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었는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꿔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작품을 디자인하게 되었어요.
이어서 작품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신다면? 세환 아까 민옥이가 말한 그런 테이블에서의 불편함에 착안한, 효율적인 테이블 사용에 대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좌석 테이블 높낮이 조절이 되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테이블을 이중으로 디자인해서 1,2층 형식으로 테이블을 이원화한 거죠. 보통 기내식을 먹을 때 보면 테이블에 음식만 올려놓아도 테이블이 꽉 차잖아요. 뚜껑을 놓을 자리도 없고 나머지 물건들을 둘 곳도 없고. 그런데 이중으로 디자인하면 공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죠. 또 기존 테이블의 경우 높낮이 조절이 불가능한데, 각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해서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책을 읽을 때, 비스듬하게 사용하는 게 편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사용자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각도조절과 높이조절이 가능한 테이블을 디자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테이블에 대한 디자인이 이루어졌다고 보면 되겠네요? 네 맞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기존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사용자 친화적 테이블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공모전에서 각자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세환 아이디어 기획이나 제품 디자인은 민옥이가 담당해서 진행했고요, 저는 작품 소개 영상 제작과 패널 이미지 제작을 담당했습니다. 제가 1년째 휴학하고 현재 회사에 다니면서 일을 하다 보니 디자인에 대한 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민옥이는 학교에서 계속 수업도 들으면서 디자인도 하고 과제도 하다 보니 확실히 저보다 잘하더라고요. 저는 거의 제품 소개 영상만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웃음) 민옥 주로 아이디어랑 스타일링은 제가, 오빠는 제품에 관련해서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제품 소개 영상 제작과 패널 이미지 제작을 담당했어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3D 모델을 제작하는 모델링과 모델링한 디자인에 재질을 입히는 렌더링 작업은 공동으로 작업했어요,
최종 아이디어가 나오기까지 많은 상의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세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디어가 테이블의 이중식 구조였는데, 거기에 대해서 실제로 모델링을 거쳐서 렌더링을 하고 보니까 디자인이 조금 답답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민옥이가 ‘윗 테이블을 투명한 재질로 하면 어떨까?‘라고 해서 재질을 바꿔보니 효과가 굉장히 좋았어요. 테이블이 투명해지면서 아래 물건이 보이니까 사용성도 뛰어나고 보이는 이미지도 좀 더 깔끔해졌고요. 바꾸기 전에는 확실히 답답하고 무거운 느낌이었거든요. 그런 재질이나 모양을 어떤 식으로 디자인할지 서로 상의하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공모전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세환 이번 공모전은 2차에 걸쳐져서 진행되었어요. 1차 심사 때는 먼저 PPT 형식으로 제출하고, 2차 심사로 선정되면 실물 사이즈의 디자인 모형을 만들어 오라고 하더라고요. 보통은 공모전 대부분이 파일이나 간단하게 패널 이미지를 제출하는 형식이라고 알고 있어서, 실제 모형을 만들어 오라는 말에 둘이 처음에 많이 당황했어요. 그런데 저희가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고, 또 모형을 만드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그냥 영상물로 대체하기로 둘이 합의를 했죠. 민옥 저희가 영상물로 대체한 가장 큰 이유는, 저희가 내는 아이디어에 대한 주된 목적이 모형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형이 만들어진 의도가 더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모형을 만드는 것보다는 ‘패널 이미지랑 영상을 만들어서 제출하는 게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서 최종적으로 영상물로 제출했어요. 세환 보니까 커다랗게 모형을 제출한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우리는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심사위원분들께서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보다는 심사 의도에 적합하게 들어 맞은 것을 더욱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
그럼 제출 처에서 요구한 부분은 특별히 모양을 제출하라는 건 아니었던 건가요? 민옥 네 그렇죠. 2차에서는 “시제품을 제출해라”라고 했는데 그냥 저흰 영상물로만 제출한 거죠. 그래서 사전에 통화로 공모전 담당자에게 물어봤어요. ‘저희가 이런 아이디어로 디자인했는데 비용이나 시간적인 측면에서 시제품 제작이 어렵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전달을 해도 되는지’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하셔서 영상물로 제출했습니다.
그럼 다른 팀들은 어땠나요? 영상물로 제출한 팀이 많았나요? 세환 그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번 공모전은 시각, 실내, 프로덕트, 의상 네 분야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수상 팀은 분야별 한 팀씩 해서 4팀에 장려상, 그리고 대상이랑 우수상 총 6팀이었는데, 저희랑 우수상 팀 이외에는 모두 다 실제 모형을 냈더라고요.
디자인 작업이나 아이디어 회의 등 공모전 작업은 어디에서 주로 하셨나요? 세환 제가 지금 일을 하고 있어서, 퇴근 후에만 여유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퇴근 후에 주로 카페에서 만나서 같이 작업했어요. 민옥 저는 평소에 틈틈이 따로 작업했고요. 세환 같이 작업했던 건 회사 끝나고 만나서 하루에 2~3시간 정도 짧게 짧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공모전 참가하시면서 좋은 결과가 있으실 거로 생각하셨나요? 대상을 받으셨을 정도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을 것 같아요. 민옥 어떤 식으로 수상이 되었는지 참고하려고 전년도 수상작들을 봤는데 살펴보니 실용성을 위주로 뽑았다기보다는 정말 말 그대로 아트, 약간 주제가 난해한 예술적인 작품들이 많이 뽑혔더라고요. 근데 저희는 예술적이기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확고한 주제를 가지고 작품을 제작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과연 공모전의 기획의도에 맞을까, 그런 것들이 좀 걱정이었어요. 그래서 사실 ‘수상할 것 같다!’라는 자신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럼 두 분 다 어느정도 뚝심이 있으셨던 거네요? 보통 공모전을 준비할 땐 전년도 수상작들을 많이 참고해서 보곤 하잖아요. 네 그렇죠. 아무래도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자’고 해서 끝까지 밀고 나갔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두 분 다 휴학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민옥 저는 내년에 복학해서 학교 다니다가 졸업하고, 그럴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어요. 세환 저도 아직은 여러 가지를 해보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정확히 한 가지를 정해서 한다기보다, 뭐가 나에게 맞는지 찾는 단계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도 IT업계에서 일을 해보고는 있긴 하지만 아직은 괜찮은 것 같은데 앞으로는 또 모르겠어요. 이쪽이 저한테 맞는지 경험해보는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사실 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도 처음에는 영상디자인을 해 보고 싶었는데, 와서 이것저것 경험해보니 공업디자인이 저한테 더 맞더라고요. 지금 딱 무언가를 정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생각해요.
디자인 계열로 취업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 아니네요? 좀 의외에요! 세환 ‘어느 분야로 딱 가야겠다!’라는 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둘 다 디자인 하는 것은 확실히 좋아해요. 뭔가를 새롭게 디자인한다거나, 거기에서 발전시켜서 논리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어요.
공모전을 준비하는 국민*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민옥 타과 학생들은 공모전을 조금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공모전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큰 부담 없이 자기가 학교에서 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짬짬이 시간 내서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마찬가지였고요. 세환 이번에 저희가 공모전에서 수상했던 건 공모전의 의도에 저희가 준비했던 아이디어가 운이 좋게 잘 맞아서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런데 항상 주최 측의 기획의도를 잘 맞추기가 쉽지는 않아요. 어떤 의도인가 파악하기도 어렵고요. 물론 공모전의 취지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면 힌트가 나와 있는 경우도 많지만, 대다수의 경우 그걸 알기가 어려워요. 일단은 공모전 자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공모전에 가볍게 많이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여러 번 경험하면서 자기 실력도 쌓을 수 있고, 또 실력이 쌓이다 보면 그런 공모전의 의도에 대해서도 잘 파악할 수 있는 거고요. 다양하게 많이 경험해 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민옥 한편으로 너무 공모전 의도에 맞추려고 하는 자세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강점들을 살려서 내가 기획한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두 분처럼 디자인 전공자들이 공모전 할 때 조금 더 부담스럽지 않나요? 세환 그럴 수도 있죠. 디자인 공모전 자체가 바라는 게 많으니까요. ‘시제품이나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 와라.’ 이런 게 있으니까. 민옥 제가 예전에 학교에서 ‘지암 이노베이터’ 활동을 했는데, 거기서 같이 작업한 타과 공대생 친구들은 전공과 관련된 IT 공모전 쪽에 준비할 때도 굉장히 부담을 많이 가지고 기획서를 제출하고 공모전 자체를 힘들게 생각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부담을 조금 덜 가지고 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공모전 아이디어로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어요! 네. 저희가 냈던 아이디어에 대해서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에요. 요즘은 학생 대상으로 특허를 무료로 출원해주는 변리사 선임제도가 있더라고요. 그걸 이용해서 이번 공모전에 냈던 저희의 아이디어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공모전에서 냈던 아이디어를 크게 변화 없이 그대로 특허에 낼 수 있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공모전 냈을 때 자기 아이디어가 괜찮다 싶으면 특허를 준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뜻깊은 경험도 되고, 대학생 때 이런 특허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 스펙들보다 훨씬 강점도 있을 것 같고요!
공모전에서 대상까지 받았으면 조금 우쭐해질 법도 한데, 어디까지나 실력이 아닌 운이라며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로 인터뷰하는 두 학우의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그들은 아주 오랜 기간 공모전을 준비하지도 않았고 뛰어난 기획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두 학우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민*대를 다니는 국민*인 중의 한 명일 뿐이었다. 자, 앞으로도 공모전은 나보다 잘난, 뛰어난 사람들만 도전하는 ‘금단의 영역’이라고 치부하고 말 것인가?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각종 공모전에서 대상을 휩쓸 국민*인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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