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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SDU FORUM 2015, 한·중·일 디자인교육 정상들의 만남


지난 24일(금), 시계바늘이 9에 도달하지 조차 않은 아침부터 본부관 1층이 떠들석했다. 커다란 모니터들과 가지런하게 쌓여있는 책자와 안내자료들 그리고 이리저리 울리는 발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때때로 익숙하지 않은 말소리들이 들려오기도 했다. 제법 규모있는 행사가 열리는가보다 하고 짐작할 즈음 커다란 플랜카드가 걸렸다. 넓직한 천 위로 큼지막히 새겨진 글자는 다름아닌 'SDU FORUM 2015'. 본부관의 이른 소란은 한·중·일 세 나라의 디자인 교육을 이끌고 있는 학교 대표들이 모여 깊이 있는 견해를 나누고자 마련된 자리, 즉 'Summit for Design Leading Universities in China, Japan and Korea'를 위한 것이었다. 행사 시작 시간이 가까워오며 하나 둘 자리가 채워지고, 포럼 참가자들은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 저마다 동시통역기를 귀에 꽂으며 경청의 자세를 갖추었다.

 

 

환영사로 포럼의 포문을 연 유지수 총장은 "동양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한·중·일 세 나라가 동아시아의 디자인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각자의 경험을 모아보는 이번 행사는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라고 타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반가움을 전했다. 권영걸 한샘사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신문명 디자인(한·중·일 문화공동체가 열어가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을 개척해 나가자는 독려와, 더불어 응원의 뜻을 밝혔다. 이어 중국, 일본, 한국 순으로 디자인 교육의 정상들이 '동·서양 가치 융합 시대의 디자인 교육'이라는 큰 주제 속에 자신만의 견해와 주관을 담은 강연을 선보였다.

 

 

개성 넘치면서도 명확히 핵심을 짚은 강연들에 집중하길 한참, 마침내 준비된 강연이 모두 끝나고 지정토론이 시작되었다. 초청강연자와 특별초청인사들이 서로에게 묻고 싶던 질문과 답을 하며, 머리를 맞대고 보다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포럼에 참가한 관중들 역시 앞선 강연을 보며 강연자들에게 궁금했던 부분을 물어보았다. 한편 무사시노미술대학의 교수이자 정상급 가구디자이너인 테라하라 요시히코 교수는 착품 기증식도 있었다. 테라하라 요시히코 교수는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한 여섯 개의 의자를 본교에 기증하며 한·일 디자인 교육이 지속적으로 교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청인사들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을 방문, 구경하며 본교의 디자인 교육 시스템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시간 또한 가졌다. 당일에는 포럼에 맞춰 TED open house가 진행되었는데 이는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을 다지고, TED의 비전과 엑티비티를 외부에 알리기 위한 대내외 소통 이벤트였다. TED의 모든 공간을 개방하고 강연, 전시, 파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자들에게 혁신적 에너지를 나누어 주었다. 다양한 전공 수업의 과제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걸 보고 중국과 일본의 디자인 교육 정상들은 쉽사리 눈을 떼지 못했다.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본 뒤 서로 감상과 평을 주고 받았다. 시종일관 감탄과 환호가 떠나질 않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학생들의 휴식 공간을 지나칠 때에는 라면 자판기를 보고 자국과 비교하며 농담도 건네곤 하였다.

 

 

"이번 포럼은 기존에 해오던 국제디자인 컨퍼런스에 이어서 보다 폭넓게 각국의 다양한 디자인 선도대학 원장님들을 모시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중·일의 디자인과 교육이라는 주제로 담론을 나누고 아시아 중심의 무대에서 디자인 교육의 방향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 토론한 것은 굉장히 의미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 더이상 소비재나 사치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의 나눔과 배려에도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에 직면해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디자인이 이용된다면 나눔의 경제를 실천하는 좋은 예가 되리라 봅니다."

 

 

"이번 정상 포럼에 참가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회의는 매우 가치 있는 활동입니다. 우리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고, 동시에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세 나라는 공통된 혹은 비슷한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중국의 토지가 (한국과 일본과 비교해서) 좀 더 크기는 하지만, 세 나라가 거주하는 환경과 사람이 가진 모든 자원은 실제로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때문에 미래의 디자인과 인재 양성에서 몇 가지 방면에서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사람의 가치와 자연의 가치를 동일하게 중요시해야 합니다. 우수한 자원을 최대한 지키되 디자인을 통해 인류를 아름다운 미래를 구축함으로써, 생활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인재 양성에 관해서는 학생들이 큰 이상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 동양의 전통문화를 드높이고, 우리가 오늘날과 미래에 직면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디자인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SDU 포럼에 참가한 건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아시아 미술을 선도해나가는 삼국의 디자인 특성 및 강점등을 세세히 알 수 있었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디자인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죠. 무엇 하나 빠질 것 없이 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특히 하시모토 카즈유키 동경예술대학 미술학부 부학부장님의 강연에서는 저와 같은 입장인 학생들의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세부 전공은 다르더라도 그 나라의 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디자인을 바라보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동쪽에 머물던 해가 서산에 걸릴때까지 이어진 포럼은 처음의 열기가 식지 않은 채로 내내 계속되었다. 언어가 달라도 디자인이라는 공통된 혁신의 틀을 놓고 갖는 생각들은 대동소이했다. 디자인은 지금껏 그래왔듯 우리 삶의 활력이자, 시대를 열어갈 중요한 발전의 고리라는 점이다. 디자인이 어떤 길을 걷는가에 따라 사람들은 무척이나 다른 종류의 미래를 맞이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가치있는 일의 세계적 흐름을 한·중·일 삼국이, 동아시아가 선도한다는 건 매우 뜻깊은 일이다. 그리고 다시 그 중심에는 국민대학교가, 본교가 자랑하는 테크노디자인대학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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