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9일은 4.19 혁명 55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상 수많은 혁명과 시위가 있었지만, 우리에게 4.19 혁명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학생’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일 것이다. 학생은 개인의 정치적, 경제적 신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도 당위, 정의 등 이상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자신들의 안위보다도 사회가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를 요구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정의를 실현한 주체인 것이다. 교과서로만 공부해 왔을 4.19 혁명의 의미를 몸으로 직접 체험한 국민*인들이 있다. 지난 4월 17일 열린 ‘4.19 혁명 뜀박질’ 행사, 4월 19일까지 진행된 ‘4.19 혁명 국민문화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여한 국민*인들을 만나 4.19 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with 김정재 총학생회장(법과대학 법학부 08학번)
Q. 4.19 뜀박질이 무엇인가요?
4.19 뜀박질이란 4.19 혁명 당시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학교에서 4.19 국립묘지까지 학생들이 모여서 행진을 하는 것이죠. 4.19 혁명은 특정 정치적 단체나 세력의 주도로 전개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학생들이 주축이 됐어요. 그 시발점을 2.28 민주학생의거라고도 해요. 4.19 혁명이 학생이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매 년 총학생회의 주최로 행사가 진행된다는 게 전통이죠. 다만 요즘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그런 부분을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고 있어요. 이번 행사를 통해 4.19 혁명에 대해 알아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접근할 수 있는 행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Q. 학생들의 참여도는 어땠나요?
다행히 4.19 국립묘지는 국민대학교에서 멀지 않아서 시험 기간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주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국립묘지까지 행진해 가고, 묘역을 둘러본 후 4.19 혁명의 정신을 기리는 것이죠. 학생 대표로서 헌화했을 때는 이전과 달리 새롭게 와 닿는 부분이 있었어요. 현재는 저희 부모님 세대 보다도 나이가 많으신 선배님들이 이루어낸 성취의 결과인거죠. 개인적으로도 학생 대표의 신분에서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였어요. 원래 계획은 4.19 마라톤과 뜀박질 두 가지 분야로 나눠서 진행하고자 했어요. 이번에는 아쉽게 4.19 마라톤은 진행되지 못했지만, 후년에 있을 행사에는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헌화 후 묵념을 하는 학생 대표단. 우리는 자유, 민주, 정의라는 4.19 정신을 이어나갈 주체이다.
With 임규섭(법과대학 사법학전공 11학번)
Q. '4.19 혁명 국민문화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가 무엇인지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4.19 혁명 국민문화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는 강북구청, 4.19 관련단체의 주관으로 개최된 대회입니다. 국민대학교를 비롯해서 고려대, 이화여대, 부경대, 부산대 등 전국의 다양한 대학에서 참여했어요. 4.19 혁명과 관련해 정치 민주화,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 세 가지 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어요. 4.19 혁명 당시 중심이었던 학생이 지금 나이의 저희와 비슷하죠. 그런 점에서 청년들의 의견을 진솔하게 나누는 교류의 장이라 할 수 있어요. 저희는 ‘다시 봄’이라는 이름으로, 임규섭, 김지혜(법과대학 사법학전공 13학번), 이장훈(경상대학 경제학부 14학번) 세 명의 국민대학교 학생으로 팀을 구성해 대회에 참가했어요. 다시 봄이라는 이름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어요. 4.19 혁명이라는 역사를 다시 알아보자는 것, 4.19 혁명은 대한민국의 봄과 같은 시기였다는 것, 인생을 계절로 표현하면 청년들은 꽃피는 봄의 시기라는 것이죠.
Q. 대회 참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회 준비를 하면서 교과서를 통해 형식적으로 배운 지식을 되풀이 하기 보다는 직접 조사해서 체감을 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팀원들은 공통적으로 경제 민주화에 대해 관심이 많이 있었어요. 학교 내에서 우리끼리 이야기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만들어낸 담론에 대해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일종의 스포츠처럼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었던 거죠. 4.19 혁명의 가장 큰 의의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김주열 열사라는 도화선이 있었지만, 혁명을 성공시킨 것은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에요. 2.28 민주학생의거,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4.18 의거 등 젊은 청년들이 먼저 일어났어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도 4.19 혁명을 3.1 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함께 명시적으로 그 정통성을 제시하고 있어요.
▲ '다시 봄' 팀은 이번 토론 대회에서 공동 4위를 기록했다.(1위: 이화여대, 2위: 인천대, 3위: 서울대)
Q. 토론 대회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발표를 했나요?
저희는 경제 민주화를 주제로 선택했어요. 경제 민주화의 뜻은 경제 주권이 대다수 국민에게 있다는 점, 생산∙소비∙분배가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공정한 경제 시스템을 갖춘 상태를 의미해요. 단순히 ‘분배를 하자’, ‘되돌려 주자’가 아니라 흔히 이야기하는 열정페이, 과도한 학자금 대출 등 사회에 있는 경제적 모순 그리고 대학생으로서 느꼈던 불공정한 경제 구조에 대해 이야기 했어요. 특히 청년들이 부를 쌓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해 주로 논했죠. 청년 창업과 관련해 국민대학교에서 시행하는 제도에 대해서 소개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국민대 창업지원시스템, K-인턴쉽, 지암이노베이터스스튜디오(Innovators' Studio) 등 학생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실무에 참여해 다양한 경영 방침, 노하우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학교 측에서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이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활용하면 창업, 창직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어요. 4.19 혁명의 정신은 물론이고, 현대 사회의 민주화를 주제로 스스로 공부하고 이에 대해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매우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4.19 혁명. 하지만 이를 통해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4월 19일, 이 날 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당시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4.19 혁명과 관련된 행사와 기관은 얼마든지 있으니 어떤 것이라도 좋다. 당시의 학생과 청년 그리고 시민들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든, 눈살을 찌푸리든 상관없다. 스스로 자료를 검색하고 직접 현장에 방문하는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 메인 흑백 사진 출처 : 419혁명기념도서관(http://library.419revolution.org/)
- 4.19 뜀박질 사진 제공 : 국민대학교 제47대 총학생회 '소통'
- 4.19 혁명 국민문화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 포스터 이미지 출처: 강북구청(http://www.gangbuk.go.kr/www/index.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