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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조금은 특별했던 스승의날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1년중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로 꼽히는 5월이다. 근로자의날을 필두로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어버이날을 연달아 지나 높기가 하늘과 같다던 스승의 은혜를 기리고 보답하는 스승의날이 왔다. 참으로 많은 스승이, 그보다도 많은 제자가 있는 공간인만큼 학교는 스승의날을 맞아 아침부터 시끌벅적 기분좋은 소란으로 들끓었다. 스승에게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자 학생들은 꽃같은 손에 어여쁜 꽃을 들고 이 건물 저 건물 은사를 찾아 분주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은 당황하고 말았다. 미처 찾아가 뵙기도 전에 교수님들이 먼저 제자를 찾아 나선 것.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부터 조금은 특별했던 국민대 스승의날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5월 15일(목) 아홉시를 조금 넘긴 시간 자연과학대 건물 1층에서는 다소 어리둥절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난데없이 넓찍한 테이블이 놓이고 그 위로 정체모를 상자 네 개, 다시 그 위로 '제자들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가 나타난 것이다. 앞을 지나치던 학생들은 다들 한 번씩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자연과학대 학생들에겐 아주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 둘 등장했다. 곧이어 네 개의 상자가 활짝 열렸고 방금 막 지어내 말캉말캉한 떡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마침내 수수께끼는 풀렸다. 답은 자연과학대학 교수님들이 스승의날을 맞아 제자들에게 받기보단 베풀고자 마련한 '떡 나눔 행사'. 행사를 총괄한 자연과학대학장 장문정 교수는 "스승의날을 맞아 학과 주임교수들의 생각을 모아 학생들과 교수들의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교실이 아닌 곳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했습니다. 다만 이른 시간에 행사를 가진 까닭은 아침을 거르고 오거나 과자등으로 때우는 학생들이 많은데 영양가가 풍부한 전통 음식인 떡을 나누어줌으로써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고자 함이었습니다." 라고 전했다.

 

 

9시 반을 지날 무렵부터 500개의 떡이 떨어질 때까지 행사는 진행되었다. 교단에서보다도 큰 소리로 "떡 받아가세요!"를 외치는 교수님들의 모습에 학생들은 잠시 놀라기도 했지만 곧 다가와서는 방긋 웃는 얼굴로 입맛에 맞는 떡을 받아갔다.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느새 플랜카드 밑으로는 교수님들께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 붙었다. 등교길에 우연히 들른 학생들부터 소문을 듣고 달려온 학생들, 교양수업을 들으러 온 타과 학생들까지 저마다 맛있는 떡을 먹을 생각에 얼굴에 웃음이 솔솔 피어났다. 그리고 그런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교수님들의 얼굴엔 더 큰 미소가 번졌다. 건네는 손과 받는 손에는 떡만 오고간 게 아니었다. 제자를 향한 응원과 격려, 스승에게 보내는 고마움과 존경심이 쉴새없이 오고갔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말은 비단 부모와 자식 사이에만 쓰이지 않는다. 형제 간에도, 선후배 간에도 어쩔 수 없이 사랑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조금 더 먼저 접해본 이로서, 보다 앞서 나아간 이로서 뒤따라오는 누군가를 걱정하고 챙기고 싶은 마음이란 '사랑'이라는 단어를 벗어나더라도 어쩌면 사람이 가진 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일지도 모른다. 하물며 한참 어리고 여린 제자를 보는 스승의 마음은 오죽하랴. 당신을 위한 날에도 제자를 생각하던 스승의 뜨거운 마음은 국민*인들의 가슴에 고스란히 남아 오랜 시간이 흘러도 두고두고 온기를 내뿜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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