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진 재능 혹은 전공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재능기부라고 칭한다. 근래 기부의 새로운 형태로 떠올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 재능기부가 한 국민인의 손에서 다른 형태의 프로젝트로 태어났다. 바로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애드벌룬”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전공인 IT 계열의 일을 통해 봉사의 참됨을 실천하고자 하는 그의 프로젝트는 단순히 봉사만을 하는 것이 아닌 조금은 색다른 후원 방식으로 후원자. 봉사자, 그리고 봉사를 받는 사람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학생다운 재기발랄함과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프로젝트, 과연 이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글로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대학교 전자정보통신대학 컴퓨터공학부 10학번 25살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봉사라는 주제로 애드벌룬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전반적인 진행 또한 맡고 있습니다. 이 일을 진행시키게 된 것은 이번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가게 되었는데 이러한 활동을 조금 더 뜻 깊게 보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던 중에 아이디어가 나와서 기획하고 되었고 다른 봉사활동을 하는 친구들과의 접촉을 통해 프로젝트를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애드벌룬이라는 이름은 Add와 Volunteer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봉사를 더하다.“라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프로젝트의 출발은 내가 기부하는 돈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라는 물음이 시작점이었습니다. 38명으로 이루어진 저희는 각각 라오스,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몰도바, 인도네시아로 떠나서 소셜펀딩을 이용해서 받은 후원금으로 직접 제작한 티와 학용품등을 생활고에 지친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하며 이를 페이스북 애드벌룬 페이지의 실시간 영상을 통해 나눔의 현장과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게끔 합니다. 지난 2주간 진행된 1차 소셜 펀딩은 달성률 117%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고 현재는 2차 소셜 펀딩을 진행 중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봉사는 그저 돈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연히 돈을 많이 벌어서 도와줘야지 싶었죠.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하루아침에 식물인간이 된 딸을 돕는 어머니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되었고 큰 감명을 받았어요. 군복무 시절이라 모아둔 돈은 없었고 그 때부터 월급을 모아서 전역 후에 그 기사를 쓴 기자님께 전화를 해서 후원을 하겠다고 말했죠. 당연히 기쁘고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했지만 기사 후에 파장이 굉장히 큰 탓에 여러 기업이 상업적으로 모녀를 이용하려고 했고 더 이상 도움을 받는 것을 원하질 않는다는 답변이 왔어요. 그 일로 봉사는 돈이 다가 아니며 상대방이 원하는 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도움을 주는 것임을 느꼈죠. 그 이후로는 제 전공을 살린 봉사를 주로 해왔고 좋은 기회가 닿아서 이러한 프로젝트 또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후원자가 후원단체에 기부를 하면 후원단체에서 도움을 주는 형태입니다. 아무래도 후원자 본인이 직접 해외에 나가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낸 그 돈이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 아는 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직접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안타까운 단점이 있죠. 하지만 애드벌룬을 통해 후원을 하면 그 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였으며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는 지 또한 영상을 통해 알 수가 있습니다. 나눔을 느낄 수가 있죠.
어떤 한 사람은 돈은 있지만 직접 주러 갈 여건이 안 되고. 다른 한 사람은 돈은 없지만 직접 전달은 할 수 있는 여건은 된다는 가정 하에 두 사람과 봉사대상간의 연결고리가 되어준다는 장점이 있죠. 갈 여건이 안 되는 사람이 후원해 준 돈으로 여건이 되는 사람이 전해주고 이러한 활동을 후원자에게 직접 보여줌으로 후원자, 애드벌룬의 봉사자, 봉사대상간의 상호 작용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후원자는 본인이 보낸 후원금으로 생긴 나눔을 영상을 통해 확인해서 기쁘고 봉사자 또한 직접 전달할 수 있어 기쁘며 봉사대상도 도움을 받아서 기쁘기에 감사함의 연속일 수 있고 그 나라의 공예품이나 편지를 다시금 봉사자에게서 후원자에게로 전달함으로 또 한 번의 접점을 만들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7월 1일 저희 팀을 제외한 모든 팀이 티셔츠를 들고 각각의 나라로 떠나서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1차 소셜펀딩으로 모인 후원금 같은 경우에는 이번 주부터 그 금액을 이용해서 구매한 학용품을 전달하고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2차 소셜펀딩은 현재 진행 중이며 후원자가 소셜펀딩으로 후원금을 전달하면 그 후원자와 아이에게 직접 제작한 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 또한 7월 29일자로 팀원들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서 학용품과 티를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제가 떠난 이후로는 한국에 남은 팀원 3명이 실시간으로 후원자의 명단을 보내주면 각각의 나라의 봉사자들이 이를 받아서 활동을 진행하게 됩니다.
제가 기대하는 것은 나눔에 대한 문화입니다. 그저 남을 돕거나 기부하는 것이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으며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끔 하는 것이죠. 거창해도 좋지만 거창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해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은 일반적인 후원단체에서 기금을 모을 때에는 예를 들어서 한 나라의 학교 설립이나 필요한 장소를 만드는 등의 같이 거창한 일이 아닌 당장 커피 한 잔만 참으면 애들에게 꼭 필요한 옷이나 학용품을 쥐어줄 수 있고 돈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쉽게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에요. 다시 말해서 나눔의 문화가 잘 퍼졌으면 하는 바람인 것입니다.
제가 가장 후발주자로 출발하는 입장인데 소셜펀딩 종료까지 한 달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목표로 하는 금액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고 뿐더러 더 많은 전달과 홍보를 통해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활동이 있다는 것을 전하지 못하고 떠난다는 점이 아쉽고 그렇기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저희가 제작한 티셔츠나 학용품을 제 손으로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라는 사람 하나를 믿고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주고 열심히 일 해준 사람들에게 고맙고 그렇기에 더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들의 소중한 돈을 받은 만큼 전달하는 영상을 잘 찍어서 보여줘야 후원을 해준 사람들도 뿌듯해할 것이고 뿐더러 그래야 저희가 말한 취지에 맞는 컨텐츠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사명감을 가지게 됩니다. 남을 돕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봉사는 뭘 어떻게 해서 도와야한다는 틀은 없다고 봐요. 할 수 있는 일로 도움을 준다면 그것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봉사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이 하고 싶다면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을 뿐더러 실행하지 않으면 그 다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실패를 두려워하기엔 저희는 아직 젊기에 무언가 생각하는 것 혹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 바로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에 이득이 남는 것도 아니며 그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는 이 프로젝트를 왜 진행하려하는 지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주위에서도 많이 묻는다고 하며 그저 봉사가 좋고 나눔이 행복하기에 그렇다고 답을 했다. 자신의 돈으로 티셔츠 200장을 제작하고 하루 빨리 자신도 해외로 나가서 동료들을 도와주고 싶다며 상기된 표정을 짓는 그를 보며 봉사라는 것이 단순히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에 대한 연민이 아닌 서로에게 기쁨이라는 사실을 알 수 되었다. 만원 한 장이면 커피 두 잔의 휴식일 수도 있지만 나눔이라는 큰 행복일 수 있다. 물론 두 개의 선택 모두 좋은 선택이며 존중 받아야 마땅한 선택이다. 하지만 가끔은 휴식 대신에 행복을 선택해보는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해 본다. 누구보다도 행복한 표정을 짓는 그처럼 마음속까지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