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디자인하면 패션디자이너, 제품을 디자인하면 산업디자이너, 그리고 구두를 디자인하면 구두디자이너가 된다. 그리고 여기, 다른 이들의 인생을 디자인하는 한 사람이 있다. 사회복지 코디네이터 박선환. 그는 장애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 누구보다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조금 생소한데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코디네이터는 한마디로 장애인과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다리 역할을 하는 직업입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외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인분들을 연결시켜 드리는 일이 주로 하는 일입니다. 그 외에도 장애인들의 문화, 체육 사업 등의 일들을 기획, 진행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상담가의 역할을 할 때도 있습니다.
Q.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재학생 시절 우연한 계기로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돈을 받으며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에 끌렸지만 점점 봉사 자체에 빠져들게 되었어요. 또 시민사회와NGO라는 수업을 들으며 사회문제, 특히 장애인의 권리라는 문제에 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코디네이터가 되었네요.
Q. 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양은 무엇인가요?
-이 일은 기계적으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의 관계 유지가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 공은 공, 사는 사라고 말하지만 이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과 사가 조화롭게 어울려야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겠죠.
Q. 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할까요?
-먼저 활동보조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작정 시작하는 것은 본인과 장애인 모두에게 좋지 않습니다. 먼저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에 특정 교육 과정을 수료하면 코디네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Q. 디자인을 전공하신 것이 이 일에 도움이 되나요?
-코디네이터가 하는 일 외에도 사업팀 일을 돕고 있는데, 소식지나 포스터 제작, 홈페이지 작업 등을 할 때 학교에서 배운 경험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Q. 과학생회장을 역임했던 학창 시절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당시 60주년기념 조형전 기획을 했습니다. 작지 않은 행사였기 때문에 오랜 기간 계획하고 준비하여 잘 마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여러 행사들을 경험하며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Q.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들과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어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기쁨과 보람이 있기 때문에 늘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굳이 한가지를 말한다면 남성 활동보조인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남성 장애인들이 더 많기 때문에 남성 활동보조인이 필요합니다.
Q. 이 일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1차적으로는 제가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저도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정신적, 심리적으로 위로를 받기도 하지요. 장애인 친구와 함께 간 정선 여행도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가장 원하는 것은 처음과 같은 마음과 태도를 지키는 것입니다. 좁고 깊게 저들에게 녹아들어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고 싶습니다.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Q. 코디네이터가 되기 원하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먼저 이 일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신문이나 인터넷이 아닌 실제로 겪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국민*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할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은 도서관에 앉아 기계적으로 공부했던 일입니다. 물론 학업에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졸업 후 여러분의 대학 생활을 떠올렸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가끔은 도서관에서 나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할테니까요.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http://www.sbci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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