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범 (KIS 학부 14) 씨는 동료들과 함께 유튜브를 통해 태국 방송을 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오빠까올리 채널은 누적 조회수 2,234,946 (7월 9일 기준)에 달하며 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이다. 뉴스, 신문, 예능까지 출연하며 태국에서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 기업들은 러브콜을 보내기 바쁘고 국내에서는 CJ E&M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모든 일을 고작 4개월만에 이루어낸 오빠까올리는 대체 누구일까?
먼저 자기소개 해주세요.
저는 국민대 풀타이머 학생은 아니고 태국에서 온 교환학생이에요. 태국인은 아니고 국적은 한국인데 어렸을 때 태국으로 이민을 가서 저의 10대, 20대를 태국에서 많이 보냈어요. 자연스럽게 태국에 있는 대학교를 가게 되었죠. 좋은 기회가 되어서 국민대로 교환학생을 왔고, 2014년 2학기부터 이번 학기까지 KIS 학부에서 공부했어요. 지금 오빠까올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오빠 까올리의 뜻이 무엇인가요?
오빠의 뜻은 다 아실거구요, 까올리는 태국어로 한국이라는 뜻이에요. 처음에 팀이름을 정할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하면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태국사람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만든 이름이에요.
오빠는 왜 태국어로 안 썼어요?
오빠는 태국 사람들도 다 알아들어요. 태국에는 정말 한류가 엄청난 열풍이에요. 오빠라는 말은 태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냥 심심할 때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요. 우리가 선배를 센빠이라고 부르며 장난 치듯이 태국에는 오빠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태국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한국 사람들이 태국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다. 태국 사람들도 한국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사실 한국사람들이 태국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어요. 동남아의 한 관광지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겪어본 태국은 관광지로서의 매력보다도 훨씬 더 가진 것이 많은 나라에요. 태국과 한국의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팀원 소개도 해주세요.
오빠까올리 팀은 승범, 진기, 락균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진기 형은 저랑 반대로 태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왔어요. 주로 비즈니스적인 일은 진기 형이 담당하고 있어요. 락균이라는 동생은 태국과 연고는 없고 팀에서 촬영과 편집을 맡고 있어요. 저는 방송 콘텐츠를 주로 다뤄요.
▲오빠까올리는 4개월 사이에 총 11편의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에피소드가 하나 나올려면 최소한 일주일 정도 걸려요. 저희 셋이 모여서 “야 뭐하지? 이거나 할까? 그래 이거하자”는 식으로 해왔어요. 락균이랑 저랑 동영상 편집 툴을 다룰 줄 알고, 태국 현지 스탭이 번역이나 자막 작업을 같이 해요. 주먹구구식이었는데 DIA TV하고 계약을 해서 8월부터는 전문가가 와서 같이 회의하고 계획적으로 할 거에요.
DIA TV라면 소속사가 생긴건가요?
네. 저희가 이번에 CJ E&M의 DIA TV와 공식적으로 계약을 했어요. 저희 같은 1인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촬영이나 스튜디오, 편집, 컨텐츠 제작 같은 쪽에서 도움을 받게 되었어요. 전에는 촬영 장비도 열악하고 저희 셋 다 영상을 전공하지도 않아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앞으로 더 좋은 퀄리티가 나올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특집과 그 이유는 인가요?
태국어 발음 대결 특집이요. 제 인생을 바꿔놓은 특집이에요.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나요. 3월 2일, 개강하는 날이었어요. 아침에 딱 일어났는데 핸드폰이요, 배터리가 엄청나게 닳아 있는 거에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에 난리가 난거에요. 조회수가 몇십만이 올라가있고. 페이스북에 팬페이지에 새로 가입되신 분이 하루만에 만오천명. 공유가 뜨는데 천 몇개가 공유되어 있고. 트위터 보면 맨위 상단에 실시간으로 이슈가 되는게 뜨는데 다 저희인거에요. 태국에서. 그때부터 갑자기 어떤회사에서 이거 너무 재밌는데 우리가 퍼가도 되겠느냐? 인터뷰 할 수 있겠냐? 라는 연락들이 오는 거에요. 개강하는 날인데 아무것도 안 들리고 핸드폰만 계속 보고 있었어요.
말그대로 ‘자고 일어나보니 스타가 되었더라’ 네요.
그렇죠. 아직 준비도 안 되어있는데 갑자기 떠버리니까 너무 놀랍고 한편으로 감사하고 그랬죠. 이 태국어 발음 대결 특집이 없었으면 저희가 이걸 계속 하고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태국에 오래 살았는데 진짜 발음이 안 되시나요? 연출 아닌가요?
태국어가 성조도 많고 되게 어려워요. 아무리 해도 안되는 발음이 있어요. 모국어 느낌이 안나요. 저도 태국을 많이 어렸을 때 간 것이 아니라 중학교 1학년 때 갔기 때문에 제 모국어는 한국어에요. 지금도 항상 일주일에 몇 번씩 태국사람들을 만나서 언어 교환(Language Exchage) 하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태국에서의 팬미팅 중 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을 하고 있다.
태국에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요?
아직 저희 인기가 “이 정도에요.” 라고 하기가 애매해요. 시작한지 겨우 4개월 밖에 안 되었어요. 이제 조금씩 태국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좋아해주시는 정도라고 생각해요.
너무 겸손한 것 같네요. 태국에서 팬미팅도 했다던데.
부끄럽지만 철판깔고 말할게요.(웃음) 4월에 잠깐 태국에 갈 일이 있었어요. 마침 어떤 회사에서 후원을 해주셔서 백화점 내 옷 가게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팬미팅을 했어요. 거기서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고 이벤트도 하고 했었어요. 250분 정도 오셨어요. 그때 공항으로 마중 나와주신 분도 있고 배웅 나와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어떤 회사길래 그렇게 후원을 해줘요?
과자 회사인데 마시따라고 브랜드 이름이 마시따에요. 한류에 관심이 많은 회사죠.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자이고 광고 모델이 슈퍼주니어의 규현이에요. 인터넷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을 배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다가 마침 저희랑 연락이 된 거에요. 장소 제공하고 이벤트 비용도 다 대줬어요. 진짜 분수에 안 맞게 그런 건 처음 해봤어요. 하하.
그런 후원 제의가 많이 오나요?
저희 같은 유튜브 크리에이터한테는 주로 PPL 제의가 들어와요. 아무래도 저희가 한국에 있을 때는 사업적인 것들을 진행하기 어려우니까 태국에 가면 연락이 많이 와요. 주로 현지 스탭쪽으로 연락이 가요.
길거리에서도 많이 알아보나요?
솔직히 혼자 다니면 잘 못 알아보고요, 세 명이 같이 다니면 좀 알아봐요.
▲태국 공영 방송국 ch3 의 아침 생방송에 출연한 오빠까올리
▲태국의 예능 프로그램, 뉴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소개되고 있다.
태국 TV에도 출연하셨네요.
ch3에서 하는 반팔람4라는 프로그램에 초대받아서 출연했었어요. ch3는 태국 공영 방송국이고요, 반팔람4는 태국 분들이 많이 보시는 아침 생방송인데 한국의 모닝와이드하고 비슷한 프로그램이에요. 시사, 경제, 헬스, 가십거리 등을 다루는데 저희는 그 중에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사람들을 소개하는 코너에 출연했어요. 케이블 티비 토크쇼에도 몇 번 출연했었고요.
이러다가 태국 연예인으로 데뷔하는 건 아닌가요?
연예계에서 연락 온 적은 없지만 혹시 연예인 제의가 와도 거절할 거예요. 제가 제 분수를 알거든요. 인터넷 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이왕이면 인터넷 상에서만 활동하려고 해요.
태국의 비정상회담같은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그런거라면 좋죠. 그런데 뭐 가수를 한다거나 연예인으로 데뷔를 해서 연기를 한다거나 하는 건 안 할거에요. 그런 쪽에 재능도 없고요.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어떤 편인가요?
한국에서는 제 지인들이나 태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으시거나 태국과 연결고리가 많은 분들은 저희를 아세요. 한 번은 한국 외대 태국어학과에 초청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저희 동영상을 보고 한번 수업에 와주면 좋겠다고 연락이 온거에요. 교수님들도 저를 알아봐주시고 저희 유명하다면서 태국어학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고맙다고 하셨어요.
▲좌측부터 오빠까올리 팀의 멤버인 진기, 락균, 승범이다.
방송하면서 뭐가 가장 어렵나요?
모든 유튜버의 고민이고 해결될 수 없는 딜레마인데 첫 컨셉이 중요해요. 저는 영국 남자 스타일이 괜찮은 거 같아요. 젠틀하고. 그런데 진기형은 약간 사이코 끼가 있어요. 쿠쿠크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요. 저희 둘 사이에서도 약간 안 맞는 부분이 있었어요. 둘 사이에 갈팡질팡하면서 아직 오빠까올리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이 되지 않았어요.
태국에서는 한국 대표, 한국에서는 태국 문화 사절단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양 국가 간의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오엑스 퀴즈 특집에서 왕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 태국은 국왕에 대한 존경심이 정말로 뛰어나요. 이 왕을 다루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어요. 한국이 조금씩 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6.25 전쟁 질문을 한 것도 서로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좋은 사이를 만들어 가려고 한 노력이에요.
방송 중에 위기는 없었나요?
마마 똠양 라면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을 관찰하는 특집에서 어떤 게스트가 ‘태국 사람들도 라면을 먹어요?’라는 말을 했어요. 제 딴에는 태국 사람들이 라면을 먹는지 안 먹는지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편집을 안 했어요. 영상을 올리기 전에 태국 친구한테 보여줬는데 태국을 무시하냐고 화내는 거에요. 다행히 친구가 알려줘서 편집했죠.
라면은 한국하고 일본만 먹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그러니까요! 엄청 세계적인 음식이었어요.
문화에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네요, 공부하셔야겠어요.
넓게 보면 정치, 종교, 정서 같은 것도 문화에 속하죠. 태국에 민감한 문제도 많아요. 그런 부분은 건드리지 않게 꾸준히 공부하려고 해요. 저는 태국에 7-8년 정도 살았어요. 그 중에 ‘아 이거는 애들이 싫어하겠다.’ 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데 저도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쭉 배워나갈라구요.
한국에 대한 공부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은 모국이니까 많이 알고 있죠. 저 군대도 갔다 왔거든요. 아무래도 공부를 하려면 태국 쪽을 많이 공부를 해야겠죠. 사소한 부분에도 다르거든요. 저희가 그 쪽에 맞춰야죠. 그래야 저희 영상도 뜨고 저희들의 호감도 올라가니까.
▲신촌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승범 씨. 카메라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국민대가 배경으로 많이 나오는데 이유가 있나요?
국민대 뷰도 이쁘고 또 훈민대잖아요. 훈훈하게 생기신 분도 많고 하니까요. 저희가 타겟으로 하는 시청자가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여성이니까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출연하는 것이 좋죠. 제가 국민대에 애정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국민대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으시네요.
1년이지만 내가 국민대생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어요. 사람들도 너무 좋았고요. 계속 4년 내내 학교 다니는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교육 시설들이 좋고 학교가 아름답잖아요. 3월에 벚꽃을 처음 봤어요. 가을에는 단풍도 있고 얼마나 멋있어요? 저는 심심할 때 밤에 엄마차 빼가지고 국민대 드라이브 갔다와요. 국민대 걷기를 좋아해요.
태국으로 돌아가도 방송은 계속 하실건가요?
태국에 계신 한국 교민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할거에요. 최근에 태국의 이민법이 개정되면서 태국에서 한국 교민들을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저희가 어떻게 보면 태국에서 한국 교민을 대표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좋은 이미지를 계속 보여주면 한국 교민들도 태국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보여지지 않을까 싶어서 이걸 계속 하고싶어요.
태국으로 가시면 촬영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저희 세 명 모두 태국으로 들어갈 계획에 있어요. 아무래도 지금이랑은 다른 영상을 만들겠죠. 태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이라던지 여행지 탐방, 맛집 탐방 같은 저희끼리 재밌게 할 수 있는 영상 쪽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기회가 된다면 국민대도 태국에 많이 알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학교 내에서만 찍었지 국민대 마크를 보여준다던지 티를 낸 적을 없었거든요. 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국민대를 배경으로 하던지 소개를 하고 싶어요. 태국에 가서도 국민대학교에 교환학생이나 유학가도록 홍보하고 싶고 많이 얘기해주고 싶어요.
오빠까올리 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종 목표는 닉쿤!” 저희끼리 농담 삼아 하는 말인데 닉쿤을 게스트로 불러와서 방송하는 거에요! 아 이거 욕먹을 텐데… 동네 축구에 메시 나오는 격이죠.(웃음) 말 그대로 최종 목표에요. 목표는 높을수록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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