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음식만 퓨전이 있는게 아니다! 퓨전음악 여민락(與民樂)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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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고즈넉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가 함께 머무는 곳인 명원민속관에서는 지난 5.21일(목) 2015 국민대학교 명원민속관 춘계 문화공연인 '여민락(與民樂)'이 열렸다. 이번 공연에는 국민대학교 교수, 학생 뿐 아니라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 어머니 손을 꼭 붙잡고 온 아이, 담임 선생님과 함께 와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내던 고등학생들까지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소통과 나눔의 장이였다. 싱그러웠던 여민락 공연. 그 현장을 살펴보자.
김희선 교양대학 교수의 사회로 막을 연 여민락 공연은 월드뮤직앙상블 '이도'가 크게 7개의 연주를 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철현금의 독특한 음색이 도드라지는 '망각의 새' 연주는 정해진 연주 방법이 있기 보다는 연주 시에 느끼는 그때의 느낌, 그때의 감정을 많이 반영하여 연주한다고 한다. 저음의 베이스가 주가 되어 편곡된 '길'이라는 곡은 철현금과 대금의 대구 방식으로 연주되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히 빠르게 전개되는 느낌과 더불어 무언가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연주되었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도라지'라는 곡 또한 퓨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철현금과 일렉 기타를 이용해 구성했으며, 고즈넉한 전통 한옥을 배경으로 강렬한 일렉 사운드로 연주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에는 중요무형문화제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어연경씨가 특별 게스트로 함께 했다. 앙상블 이도와 함께 남도 민요 흥타령과 강원도 아리랑을 연주했다. 강원도 아리랑의 감상 포인트는 아흔 아홉 구비의 언덕을 전부 넘어서 도착한 정상에서 동해 앞바다의 심오한 색감과 바다의 소리를 표현한 일렉 기타 소리를 느끼는 것이었다. 일렉 기타를 통해 표현된 연주 소리를 통해 웅장하지만 잔잔하고 강하면서도 절제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용감한 달빛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곡은 실제 연주자 유경화씨의 인디언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한국인의 기상, 꿋꿋함, 그리고 달빛같이 은은하지만 밝게 빛나는 모습을 느껴볼 수 있었다.
Q. 오늘 연주 어떠셨는지 느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한옥에서의 연주 경험은 굉장히 많은 편인데 다른 한옥들과 달리 명원민속과는 정말 남다른 기운이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고 마당의 관객과 마루의 연주자 간 거리가 그렇게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아서 연주하기가 좋았어요. 더불어 관객 분들과 호흡하며 이렇게 연주 할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학교행사이지만 학교학생들만 오는 것이 아닌 할아버님, 중·고등학생,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상 깊었어요.
Q. 교수님께서는 여민락 공연에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제가 맡고 있는 국어국문학과 사제동행세미나 수업에서는 국어학 관련 논문을 함께 읽고 논의 해보는 시간을 주로 가졌습니다. 헌데 학생들에게 단순하게 앉아서 책만 보며 공부하는 것 보다 여민락 공연같이 예술적인 것들을 보고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어서 학생들과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Q. 여민락을 보고 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말로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좋았고, 정말 공연에만 푹 빠져있을 수 있었던 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제가 공연을 보며 너무 많이 힐링되는 것을 느꼈고 많은 것들을 느끼고 얻어가는 기분이라 감사하네요.
Q. 정말 즐겁게 감상을 하시던데 오늘 공연 어떠셨나요? 저는 중국에서 편입한 학생이라 한국에서 이런 공연을 처음 봐서 굉장히 즐거웠어요. 중국에서도 이런 연주는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보는 악기 뿐 아니라 다양한 악기로 연주된 무대의 소리가 굉장히 웅장하던데 이 점이 인상 깊었어요. 아! 그리고 베이스를 연주하시던 분이 공연 중간에 악기를 바꾸어 일렉 기타를 연주하시던 장면이 뇌리에서 잊히지가 않아요.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오늘 공연은 한국에서 처음 접하게 된 아름다운 소리라 생각해요!
이번 월드뮤직 앙상블 이도의 공연을 보며 많은 이들이 세계화라는 흐름 속에 서있는 한국 음악의 오늘이 어떠한지 알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철현금, 장구, 콘트라베이스, 일렉 베이스, 대금, 소금, 행드럼, 어쿠스틱기타. 과거와 현재, 서양과 동양이 잘 어우러진 진정한 퓨전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었던 여민락 공연. 봄 내음 가득했던 명원민속관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우리만의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의 향으로 어우러져 가는 것을 느끼다 보니 어느새 공연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호흡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명원민속관의 춘계 문화공연에 '우리 국민*인들이 한 번쯤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바람을 내뱉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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