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라고 하면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로 가득 차는가? 붓과 벼루? 고리타분함? 재미없음? 서예는 정신을 맑게 해 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활동이기도 하다. 특히나 최근엔 글씨를 통해 다양한 멋을 보여주는 캘리그라피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글자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예 또한 한글만의 예와 멋스러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캘리그라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서예는 우리와 멀리 떨어진 활동이 아닌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다. 이번에 만나 볼 동아리는 서예동아리 ‘국민 서도회’(이하 서도회)이다. 서도회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서도회의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지금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Q. 서도회를 소개해 주세요.
쉽게 말해 서도회는 한문이나 한글을 쓰는 동아리입니다. 저희 동아리는 목표를 정해 놓고 그것을 달성해야 하는 동아리가 아닌 취미를 위한 동아리이다 보니 참여는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활동에 강제성을 두지 않다보니 저희 동아리방은 항상 화목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저희는 이 주에 한 번씩 전통사회 선생님을 모시고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선 용문고등학교의 미술 선생님으로 계시는 범정 김현구 선생님이십니다. 저희 선생님은 국민대 기계과 87학번 자암 김장현 선배님으로 부터 서예와 그림을 배우셨다고 합니다. 그 때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저희를 가르쳐주시고 계십니다. 또한 지도 선생님께서 전각과 동양화에 대해서도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다면, 전각이나 동양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 또한 제공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각활동의 경우 캘리그라피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게 되면서 동시에 전각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회원들 중에서도 전각을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Q. 전각활동이란 무엇인가요?
전각은 보통 작품을 완성 한 뒤 마무리를 하면서 찍게 되는 일종의 도장 같은 존재입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전각은 대부분 사각형모양으로 형식화 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요즘은 둥근 모양 전각처럼 그 모양도 다양하게 발전했습니다. 또한 전각을 자신의 작품에 사용하게 되면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작품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저희 작품은 대부분 전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각은 남녀노소 모두 큰 어려움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활동이지만, 칼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모양대로 작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약간의 힘이 필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보이는 것 처럼 전각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더욱 다양한 전각이 작품 속에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서도회의 주된 활동과 서도회가 갖고 있는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로 전시회에 전시 할 작품들을 연습하고 완성하는 것이 동아리 방에서의 주된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큰 활동은 그동안 해 왔던 작품들을 전시하는 교내, 교외 전시회입니다. 작년엔 조형대 갤러리에서 교내 전시가 이루어졌고, 올해에는 신설동역 동대문 도서관에서 교외전시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서울권 4년제 학교의 서예동아리와 전시회를 통해서 교류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전시회를 열게 되면 항상 포스터와 팜플렛을 만들어 다른 학교에 나눠주면서 저희 전시회에 그 학교의 서예동아리 초대하곤 합니다. 서로의 전시회를 방문하게 되면 그 학교의 좋은 작품을 저희가 배워오는 경우도 있고, 저희의 작품을 보며 다른 학교에서도 많이 배워가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서로에게 있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 동아리는 한문학과 74학번 선배님들께서 만드신 역사가 깊은 동아리입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전시회 이외에 30주년, 4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기도 해요. 올해 4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게 되었는데 선배님들이 굉장히 많이 찾아주셔서 우리 동아리가 정말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아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송년회를 하게 되면 대략 80명 정도 모이게 되는데 그런 자리에 참석하게 되면 동아리 활동 이외에도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 등 많은 방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서도회 회원들도 서도회 활동을 통해 인맥도 넓게 쌓을 수 있었고, 도움이 되는 조언들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서예활동의 좋은 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은 서예가 취미로 삼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 전엔 남들이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는데 서도회 활동을 하고 나서부터는 서예에 관심이 생겼고, 그것이 제 취미가 되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도 수 있는 취미를 찾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서도회에 들어온 것이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예는 정적이고 차분한 활동이기 때문에 이 활동을 하면서 모든 일에 대해 좀 더 차분해 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한 서예활동에 있어선 어느 정도 ‘예(禮)’가 필요합니다. 사실 ‘예(禮)’ 라는 것은 서예 활동을 할 때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필요한 것 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령대가 내려 갈수록 이런 것처럼 꼭 갖추고 있어야 할 요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져요. 서예를 하면서 이런 요소들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신입회원은 언제 뽑나요?
저희는 상시모집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언제든지 들어오셔도 환영입니다. 또한 이번엔 며칠에 걸쳐 진행되었던 교내 동아리 박람회를 통해 홍보를 하게 되니까 2학기에도 비교적 많은 인원이 새롭게 들어왔습니다. 3월부터 4월까지인 학기 초엔 정문 부분에 설치된 입간판에 저희를 홍보하는 홍보 포스터를 게시하기도 합니다. 상시 모집이지만, 대부분 신입 회원들은 보통 학기 초에 그 입간판을 보고 정보를 얻어 저희 동아리에 들어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끝으로 국민*인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예’ 두 글자만 생각했을 땐 많은 분들이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십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글을 배우는 것은 어렸을 때 단순히 가나다를 익히는 것이었지 그 외엔 따로 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잖아요. 그리고 옛 어른들처럼 서당에서 글을 배웠던 경험이 없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이렇게나마 동아리 활동을 통해 경험하게 되니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았고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붓을 잡고 글씨를 쓰다 보니 이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우 분들도 서예를 단순히 재미없는 것이라고 여기지 마시고, 직접 배워보면서 제가 느껴왔던 소소한 재미를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대가 변할수록 IT의 발달로 요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전자기기에 할애한다. 특히 젊은 연령층 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그 중에서 서예를 취미로 삼는 20대가 과연 몇이나 될까. ‘국민 서도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민*인들은 평범한 20대와는 다른 취미를 갖고 있다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것 같다. 앞서가는 기술의 발달에 휘둘리기 보다는 서예를 배우면서 조상들의 지혜 또한 함께 배워나가는 서도회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앞으로도 ‘서도회’만의 멋진 글씨와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