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의 중앙 동아리는 대부분 복지관에 위치해 있다. 아니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국민대 학생들은 모든 중앙 동아리의 방들이 복지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조금은 특별한 중앙 동아리가 있다. 바로 국민대학교 차 동아리 “명운다회”의 이야기이다. 신기하게도 이 동아리는 국민대학교 후문에 위치한 명원민속관에 자리를 잡고 그들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명원 민속관에 들어서서 길을 따라 가다보면 한 켠에 마련된 그들의 동아리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곳 앞에 서서 자연과 함께한 운치, 명운다회라는 글씨가 써져 있는 팻말, 작은 마당, 가지런히 놓여져 있는 그들의 신발을 보고 있노라면 맘이 절로 편해진다. 또한 궁금해진다. 그들은 어떤 동아리일까?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자.
Q 명운다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국민대학교 유일의 차 동아리구요 올해 34년 된 동아리입니다. 신입생은 매 해 조금씩 다르지만 10명에서 15명 정도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35명 정도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희는 주로 차나 다례에 대해 배우거나 5월 중순 즈음에 조다 체험이라고 해서 하동이나 보성처럼 차 발원지에 직접 찾아가 차를 따서 만들어오기도 하는 등 차에 관련된 활동을 주로 진행하고 있구요. 방학 때에는 교육캠프를 가기도 하고 여러 가지 봉사활동에 가기도 하는 등 올해에도 긍정적으w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졸업하신 선배님들끼리 따로 커뮤니티가 있어서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리에 참석해주시기도 하고 재정적으로 힘들 때에도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Q 활동하는 곳이 명원민속관인 점에 대한 장점이 있다면?
장점이 있다면 다른 동아리와 달리 한옥 형태의 동아리방이다 보니까 운치 있는 느낌의 외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있죠. 또한 풍경도 좋고 시원한 바람이 불면 바람 소리나 바람에 흔들리는 처마 밑의 종이 울리는 소리들이 들려와서 이러한 환경에서 자리에 누워있거나 앉아서 차를 마시다보면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죠. 건물이라는 개념이 아닌 장소라는 개념이 가장 큰 것도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자연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차 동아리라는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장소"라는 느낌이라는 것이죠. 물론 동아리가 쓸 수 있는 내부의 장소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넓고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까 날씨 좋은 날에 넓은 마당에서 동아리 부원끼리 뛰어놀기도 합니다. 아, 여담이긴 한데 복지관과는 다르게 후문에서 가까우니까 자연대 학생들이 편하다고 좋아하기도 하네요.
Q 구체적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먼저 다례에 대해 배웁니다. 저희가 PPT도 따로 제작해서 주기적인 만남을 통해 발표 형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저희끼리 기본적인 차에 대한 정보를 배우게 되죠. 또 다른 여타 동아리처럼 교내 행사나 축제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교외로 봉사활동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다를 체험하기도 하는데 사실상 이 활동을 저희의 아이덴티티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민속관에서 하는 행사를 도와드리기도 하는데 이번 학기에는 민속관에서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했던 “햇차다회”라는 시음회를 도와드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행사는 차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가 있어야 도와드릴 수가 있는데 마침 저희가 다례를 배웠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를 도와드릴 수가 있었죠.
Q 이러한 활동으로 동아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차 문화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첫 번째 목적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차 문화가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물론 알리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한계가 존재하고 열심히 해봐야 주변의 몇몇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고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또한 그 이전에 사람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만큼은 편안했으면 해요.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가 되어야할 점이겠죠. 차를 알리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즐겁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만족스러운 활동이라고 자부할 수 있겠네요.
Q 조다를 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가장 먼저 찻잎을 따는데 “일창이기“라고 창 모양으로 한 줄기가 뻗어 있고 그 양 옆으로 잎이 두 개 붙어있는 찻잎모양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이러한 잎은 매우 작고 무게도 얼마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며 이마저도 여러 과정을 거쳐 수분이 날아가면서 가벼워지기 때문에 사실상 저희가 평균적으로 마시는 100g의 차의 양을 맞추기 위해 거의 500~600g의 차를 따게 됩니다. 때문에 하루 종일 엄청난 양의 차를 따게 되는데 사실 쉬엄쉬엄 새참도 먹고 막걸리도 한 잔하면서 따고 그러죠. 아아, 올해에는 2.8kg 정도를 땄다고 합니다. 차를 따는 과정에서 유의할 점이 있다면 잎이 적당한 크기일 때 가장 맛있기 때문에 조금만 시기를 놓치더라도 잎이 커져서 맛이 써지게 되죠, 때문에 시기를 잘 맞춰서 가야 맛있는 차를 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차를 모으면 광주리에 넣어놓고 숨을 죽입니다. 광주리에 넣고 평상에 두면 혼자 스르륵 가라앉는데 이를 두고 숨을 죽인다는 표현을 씁니다. 그 이후 어느 정도씩 덜어서 손으로 비벼줍니다. 이러한 과정에 유념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찻잎 주변의 세포막들을 다 터뜨려서 향이 나오게끔 하는 과정이죠. 그 다음 덕기라고 해서 온도가 350도 정도 되는 큰 솥에 유념을 끝낸 차들을 넣어서 목장갑을 최대한 많이 끼고 비벼주는 과정을 하게 됩니다. 탈 위험이 있기도 하고 맛도 없어져서 참고 열심히 해줘야 하는 과정이죠. 그렇게 볶고 난 차를 꺼내서 평상에서 다시 한 번 비벼줍니다. 이것은 고정을 하는 과정인데 발효를 중단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른 말로 살청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도 200도의 솥에서 한 번 더 덕기를 마치고 다시 꺼내어 비벼준 후 다시 한 번 덕기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 3차 덕기는 사실상 건조의 개념입니다. 때문에 이때쯤 되면 우리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꼬불꼬불한 차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죠. 이러한 3차 덕기를 하면서 신기한 점이 있다면 차에 있던 섬유질들이 민들레 씨처럼 뭉쳐서 떠다닌다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먼지인 줄 알고 선생님께 여쭤봤다가 알게 된 사실이었죠. 조다를 할 때마다 여러 번 보았지만 참 볼 때마다 신기한 과정이었습니다. 차를 만드는 수천가지의 방법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차를 만들게 된다고 합니다.
Q 차를 마시는 의의 및 효능이 있다면?
의의라기보다는 저희는 이런 생각입니다. 사실 다례를 하다 보면 차 맛있는 것 자체가 그렇게 좋거든요. 첫 번째로는 그냥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차 마시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곧 차의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 날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풀리고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죠. 재밌기도 하구요. 또한 두 번째로는 차를 마시다보면 차 자체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날로 더해지는 게 있어요. 사실 같은 차여도 시기가 다르다거나 발효 방법이 다르다거나 혹은 조건이 같은 차여도 묘하게 다른 점들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알아가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재미가 생기죠. 정리해서 표현하자면 맛을 알아갈수록 재미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시다보면 마시는 것 자체가 즐거워지는 때가 옵니다.
Q 국민*인에게 추천해주고자 하는 차가 있다면?
차라는 개념이 사실 최근에서야 넓은 의미에서 차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본 의미에서의 차는 차나무에서 딴 잎으로 만든 차만 차라고 하거든요. 원래의 의미에선 사실 탕이라는 표현이 의미가 맞아요. 그치만 근래의 표현으로 차를 추천한다면 간절기에 감기 조심하시라고 “유자차“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또 제가 좋아하는 차로 추천해드리자면 ”황차”를 꼽고 싶네요. 특유의 은근한 단맛이 있는 차라고 할 수 있네요. 분류를 하자면 반 발표차이며 인사동가시면 쉽게 보실 수 있으실거에요. 또한 클래식한 맛이 있는 녹차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녹차도 녹차마다의 시기별로, 분류별로 차이가 있어서 마시다보면 차에 대한 기본적인 맛의 차이를 알기 좋은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정자에 앉아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따뜻한 차 한 잔 생각에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내가 잠깐이나마 느낀 차의 매력 속에 빠져서 이러한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차는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특유의 여유로움과 평화가 묻어나오는 듯 했다. 이들에게 차는 재미이자 또 한 편으로는 상쾌한 힐링일 것이다. 때문에 부쩍 주위에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원하고 기분 좋은 장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차 한 잔 추천해주고 싶다. 마음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