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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국민*인 책다방 #6] 우리의 내:일을 말하다

국민*인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시간, 국민*인 책다방에서 여섯 번째 손님 박창선(경영학부 05), 이세리(기계시스템공학부 13)학생을 만나보았다. 김난도의<내:일>과 알랭드 보통의<일의 기쁨과 슬픔>은 각기 다른 일 안에서 일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기쁨과 우리 삶에 갖는 의미를 파헤친 책이다. 우리는 왜 일하는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일자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라 ‘내 일’을 가진 ‘직업인’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를 위한 전략서를 통해 자신의 ‘내 일’을 그리며 두 학생이 함께 고민해본 이야기를 나눠보자. 행복한 내일을 위해 자신에게 의미 있는 내 일을 찾아보자.

 

Q. 책에서 로레알, 유니클로, 구글과 같은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한 직장은 어떤 곳일까요?
이세리: 저에게는 적성이나 흥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직장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닐까 싶어요. 제 의견이나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유동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직장이면 좋겠어요. 단순히 수직적으로 업무를 하달하고, 그에 맞게 묵묵히 일하는 것은 상당히 지루하고 스스로가 무능해지는 느낌이라 저에게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거기에 시간적인 여유도 주어지면 좋겠지만, (특히 결혼 후에는 출산이나 육아를 위한) 현실적으로 아직까지는 거기까지 바라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박창선: 우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행복한 직장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돈이 중심이 되었든 아니면 예술적이 되었든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다는 전제하에서요. 책에서 나오는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직장들은 대부분 일의 육체적 노동 강도가 그렇게 강하지 않고 여가시간이 보장되고 복리후생이 좋은 기업들이더라고요. 사람들은 더 이상 직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적당한 일과 적당한 취미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 행복한 직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Q.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요?
세리: 어쩔 수 없이 일은 삶을 유지하게 하는 수단이 되고, 일에서 돈을 빼고 설명하기는 힘들겠죠?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부담감과 책임감이 즐겁지 않은 일을 하게하고, 즐겁게 시작했던 일을 즐겁지 않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의 가장 큰 잣대가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이라는 단어만 해도 힘들고 고단한 것이라는 느낌도 들고, 그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여기서 굳이 사회적인 구조나 분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주객이 전도하는 순간 행복하기 힘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창선: 자신이 좋아 하지 않는 일을 하니까 그렇겠죠. 내가 싫어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들은 없죠. 그리고 내가 원하는 직업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대변하는 직업을 가지게 된다면 더욱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정신분석학자 라깡이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그랬어요. 또 어떤 철학자는 ‘인간의 욕망은 학습된다.’라고 한 말이 생각나네요. 그리니까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은 보통 학습된 욕망을 향해 쫒아가고 학교에서 배운 것 또는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 게 안타까워요. 나중에 가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일이 아닌 것이 확인될 때 인생이 불행해지겠죠.

 
Q.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일자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창선: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할 질문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느냐?’ 아닐까요. 많이 경험해 보는 것,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해요. 그냥 주변의 조언을 듣거나 책을 읽는 정도가 아닌 직접 몸으로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러면 포기도 미련 없이 할 수 있겠죠. 많은 사람들은 이 직장은 이래서 좋다, 아니면 저래서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개인의 생각일 뿐이에요. 그리고 대다수는 직접 해보지도 않고 자신도 어디서 들은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고민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어느덧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세리: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내가 평생을 해도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싶은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좋고 이상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 흔히들 말하는 적성을 찾는 것. 이 과정이 없이 적당히 상황에 맞게 일자리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전에 다양한 일들을 해보면서 미리 겪어보고,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조금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내가 원하는 직업의 조건, 직장의 조건 그리고 그 반대의 조건들을 각각 몇 가지씩 생각해두고 그에 맞게 일자리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Q. 직업을 선택할 때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세리: 보통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은 잘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특별히 재능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하고 싶던 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흥미가 있고, 열정이 있는 일은 배워나간다면 남들보다 훨씬 빨리 배우고 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서요. 그리고 두 가지 직업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면 다른 요소들, 앞으로의 비전이라든가 시간적 여유, 벌이 등을 함께 고려하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잘할 수 있는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요.

창선: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물론 잘할 수 있는 일이 개인마다 있을 수 있죠. 둘 다 일치 되는 게 최상이기는 하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저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싶어요. 내가 아무리 잘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인정받는다 해도 내가 기쁘지 않다면 그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Q.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이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창선: 글쎄요, 확실하게 대답을 하기가 어렵네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을 많은 것들을 좌지우지 하기는 하잖아요. 정치 경제 교육 군대 많은 것들을 조종할 수도 있고요. 네이선 로스차일드는 ‘내게 돈을 찍어낼 수 있는 권리만 준다면 누가 법을 만들던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을 했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세상에 진짜 좋은 것들은 돈을 주고 살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랑, 친구, 우정, 추억과 같은 것들처럼 말이에요. 이를 위해서는 시간, 노력, 열정, 운이 필요하겠죠. 돈이 줄 수 있는 행복감은 한계가 있어요. 황금으로 된 좌변기를 사면 정말 행복할까요? 다이아몬드로 만든 벨트 이런 게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요? 돈 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있죠.

세리: 굉장히 주관적인 문제인 것 같은데요. 저는 일을 자아실현의 부분에서 큰 의미로 보기 때문에 저에게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최소한의 벌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누군가 에게는 돈 걱정할 필요 없는 넉넉한 벌이가 행복의 최우선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어요. 그리고 각자의 상황이 있는 것이기에 그 가치관도 존중 받아 마땅하다 생각해요.

 

 

Q.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세리: 솔직하게 아직까지 이거다! 싶은,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찾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우주항공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고, 그 쪽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로봇축구 동아리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비슷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친구와 만나 이야기도 해보았어요. 지금은 그저 찾아 가는 과정인 것 같아서 학과 공부, 영어공부 열심히 하면서 이 분야에서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접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창선: 저는 훌륭한 작곡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최근엔 막연하게 꿈꾸던 것을 이제는 확실하게 굳혀졌어요.  사실 금전적으로도 힘들고 어려움도 계속 부딪히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를 즐기고 있어요. 하지만 나중에라도 저의 꿈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해보다가 재미가 없으면 또 다른 일을 시작하고 싶다면요. 어차피 인생은 비정규직이니까요. 세상 그 어느 누구도 나를 완전 고용 시켜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언제나 이런 삶의 불확실성을 즐기는 게 행복해요.

Q. 두 권의 책을 읽고 어떠한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되었나요?
세리: 세상에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구나, 하나의 목적지에도 다양한 길을 통해 가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리고 스스로 괜찮은 길을 버리고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사례들을 보면서 남들이 이야기하는 성공과 스스로가 정의하는 성공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제가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는 편이예요. 좋게 말하면 배려고 나쁘게 말하면 눈치를 보는 편인데,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면 그 때는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창선:  처음과 크게 생각의 변화를 가지진 못했지만 이런 책을 읽어보니 어느 정도 직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어느 정도 직업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해주고 대리경험을 시켜 준다는 것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는 생산직이나 사무직을 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확실한 생각이 자리 잡았어요. 저는 조금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죠.

 

 

Q. 자신이 생각하는‘행복’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세리: 더 나은 나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되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고, 사랑하고 사랑 받고…… 특별한 무언가가 없더라도 그냥 평범한 일상 속에서 열심히 살면서,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삶이 행복일 것 같아요. 그리고 저에게 행복은 나의 행복과 더불어 남들의 행복도 포함 돼요. 동화책 같은 이야기 이지만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삶이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창선: 제가 생각하는 행복은 대다수가 동감 할지는 모르겠지만, 편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와 성공을 맛보고 또다시 도전이 반복되는 삶을 사는 것이에요. 고통과 행복은 서로 반대되는 단어가 아니에요.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면 재미없잖아요. 매 순간순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사는 것이 ‘행복’이란 말에 동감해요. 내개 주어진 시간과 공간 그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큰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Q. 책다방에 참여한 소감을 말해주세요.
창선: 우연찮게 참여하게 됐는데 나의 직업에 대한 행복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 좋은 시간이었어요. 요즘 주위에 사람들을 만나면 매일 나누는 대화가 행복과 직장결혼 이런 것  들이잖아요. 책에 길이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굳이 읽기 좋은 책이 아니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거든요. 앞으로 책다방 코너를 통해서 많은 국민*인들이 책을 함께 읽고 다른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어요.

세리: 저는 중학교 때 까지만 해도 이불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몰래 읽을 만큼 책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점점 독서에 시간을 쏟지 않게 되었어요. 그런데 책다방을 통해서 책을 읽어야 하는 명목이 생기다 보니 오랜만에 책방에 가서 종이냄새도 맡고, 읽고 싶은 책도 몇 권 들고 왔어요. 그리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책을 읽고, 진지하게 생각도 해보고, 또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진정 좋아하는 일이라면 이들에겐 세상의 어떤 편견도, 걱정 어린 시선도 상관없다. 그저 나무가 좋고 손을 움직이는 게 즐겁다는 이 젊은이들과 그들을 길러내는 사람들에게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비록 그들은 안전한 필기구 대신 거친 연장을 들었지만 자신이 흘린 굵은 땀방울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마도 세월이 흐르면 이들의 손가락 마디마디엔 굳은살이 가득하겠지만, 이 젊은이들에게 그 굳은살은 나이테와 같을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나이테 말이다.
-김난도의 <내:일> 중에서 (p.56)-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를 갖자.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수많은 경험 속에서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인 모두가 행복한 내일(Tomorrow)을 만들 수 있는 내 일(My job)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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