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그 사람을 찾습니다 #9] I want, I like~ 최승원 디자이너를 만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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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designer) 세상에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있다. 미용실에 가면 헤어 디자이너가 있고 패션쇼에는 패션디자이너가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 종류의 디자이너가 있다. 이번에 우리 국민*인들이 만날 디자이너는 제품 디자이너이다. 최근에 필립스에서 항공업계로 이직을 결정하면서 앞으로 항공기 디자인 업무를 하게 될 최승원(공업디자인 93) 동문을 만나보았다.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홍콩 필립스, 오디오 비디오 멀티미디어 부서에서 리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맡은 업무는 중남미용 대형 오디오 라인업과 필립스 복고풍 디자인 제품라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1년을 이상을 가전제품 업체에서 일을 했는데 올해는 미국 시애틀로 거처를 옮겨서 항공 업계에서 일을 할 예정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나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비행기나 자동차의 형상에 관심이 많았죠. 예를 들어 5-6살 때 탔던 비행기의 형태를 정확히 기억해서 당시에는 기종 명칭은 몰랐지만 지금은 그 비행기가 737-200이었음을 기억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국민대학교 공업 디자인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입학하자마자 공업디자인학과내의 자동차 디자인 소모임인 ‘Form’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제품 디자이너로서 일하게 되었지만 이제 항공업계로 가게 되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제품이 3개 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은 저의 첫 양산제품인 삼성에서 나온 ‘minicet multi function 카메라’입니다. 이 제품을 만들 때, 디자인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제조 방식을 찾기 위해서 여러 일본 업체들을 방문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노력에 따른 결과도 좋았습니다. IF, red dot award, Japan good design award와 국내에서 수여하는 ‘굿 디자인 어워드’등 많은 상을 수상할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었던 모델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수업들이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가장 기다려 왔던 자동차 디자인 수업(3학년 과목)이 가장 기억에 남기도 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성상 브레인 스토밍, 아이디에이션부터 모델 만들기. 프레젠테이션까지 실제 디자인 업무를 하는 것과 같아 특히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운송 디자인을 하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요즘 제품 디자인 트렌드는 화면이 점점 커지고 제품의 외관 형태보다는 화면에 보여 지는 UI(사용자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화면상에서 얹게 되는 정보)나 제품의 finishing이 중요 해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멋있는 형태를 창조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항공, 자동차, 선박 등은 UI나 재질 보다는 멋있는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점도 결정을 하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항공기에 디자인이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 인테리어 입니다. 요즘 항공사들에서 경쟁 적으로 광고하는 비즈니스 석, 이코노미 좌석을 포함해서 인테리어의 벽면, 화물 수납부 등 인테리어의 모든 부분에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비행기의 외장 도색에도 디자이너의 능력이 쓰입니다.
제품디자인이나 항공기 디자인 등, 디자이너 혼자서만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한 개의 프로젝트에는 디자이너를 포함한 마케팅, 엔지니어, 때로는 외주 업체 등이 한 팀이 되어서 일을 하는데 오랜 기간 일을 하면서 배우다 보면 기계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습득 하게 됩니다. 보통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같이 앉아서 의논을 하게 되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대립을 하게 됩니다. 디자이너는 멋있게, 때로는 모험적으로 만들고자하고 엔지니어는 안전하고 차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자 합니다. 필립스의 경우, 엔지니어링은 외주 업체를 쓰는데, 내부 디자이너와 외주업체 사이에 필립스 리드 엔지니어가 한 명 있습니다. 이 필립스 리드엔지니어가 제게는 오른팔과 같습니다. 외주 업체는 여러 이유를 대서 새로운 시도를 피하고 안전하게 해오던 방식으로 일을 하고자 하는데, 이 필립스 리드 엔지니어는 기계적 요소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최대한 디자인이 요구하는 것을 구현 하는 방향으로 외주업체를 설득시킵니다. 전문지식이 없으면 이 부분이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관계는 아주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항공기에 관련된 디자인의 대부분의 업무는 인테리어와 그래픽 디자이너가 담당하는 외관 색상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도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할 수 있는 재질도 많지 않습니다. 우선 가벼운 소재여야 하죠. 또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유독 가스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재질을 고르는데 신중을 가해야합니다. 외관 색상도 제약이 있는데, 예를 들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블랙(Black)을 사용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블랙 색상이 더 무겁기 때문이죠. 항공기는 공항에 착륙할 때의 무게에 따라 공항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블랙 색상을 사용하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뉴질랜드 항공 등 몇몇 항공에서 돈을 더 지불 하더라도 다른 항공사와의 차별을 위해 블랙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외관 형태는 당연히 기능이 우선시 되는데 엔지니어들이 설계에 더 보기 좋게 디테일을 추가 하는 방식입니다. 디자이너가 날개의 방향을 바꾸거나 큰 형태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듬을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소련 당시의 러시아 항공기들을 보면 완전히 기능 위주여서 투박한 느낌이 드는데 미국이나 유럽의 민항기들은 매끈합니다. 이 정도의 차이는 디자이너가 줄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다른 제품들이나 자동차처럼 항공기에도 Identity가 있는데 한 예로 ‘에어버스’의 창문 모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끝 창의 형태가 5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에어버스’의 identity로, 모든 에어버스 민항기는 이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Q. 국민대학교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해외건 국내건 많이 돌아 다녀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일 홍콩에 온다면 쇼핑만 하지 말고 자연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홍콩에는 개발제한구역이 많아 아직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많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회사사람들과 자전거를 자연을 즐기고 사진을 찍으며 홍콩의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네요.
아무래도 아시아의 항공 산업, 특히 민항기 쪽으로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제품디자인은 이제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개인 사업을 해도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봅니다. 중국 뿐 아니라 일본도 다시 민항기 사업에 뛰어 들고 있고 러시아도 구소련시대에 생산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에어버스’나 ‘보잉’ 같은 항공기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쪽에서는 항공기가 운송 수단으로써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사람들은 어렸을 적부터 꿈을 꾼다. 사람마다 각기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꿈은 현실에 부딪혀 낮아지고 또 낮아져 산산이 부서진다. 하지만 성공한 몇몇의 사람들은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이루고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이번 최승원 동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색적인 직업인 ‘제품 디자이너’와 ‘항공기 디자이너’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직업에 대해서만 알아가는 것은 아니다. 어렸을 적부터 꿈꾸던 것을 이루고 새로운 꿈을 찾아 도전하는 최승원 동문의 삶이 우리에게 자극이 되었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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