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역대 대통령들도 반한 최고의 맛집! '옛날민속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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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국민대학교 뒤에는 푸르고 푸른 북한산의 한 봉우리인 북악산이 있다. 가끔 주말에도 학교를 가보면 아저씨, 아줌마들이 등산복을 입고 캠퍼스에 나타난다. '뭐가 들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빵빵한(?) 등산 가방을 메고 학교를 통해 북악산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북악산 기슭을 따라 평창동을 지나 구기동 쪽으로 산길을 걷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더운 여름, 맑은 산 공기를 마시고 시원한 산바람을 쐬며 이른 아침부터 싸온 도시락에 막걸리 한잔은 그야말로 천하제일이다. 하지만 등산가서 진수성찬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만한 음식을 싸가기에는 가방도 너무 무겁고, 막걸리에 흠뻑 젖기에는 내려오는 산길이 저승길이 되어 버린다. 이런 등산객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일까? 북악산의 신은 등산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그 선물은 바로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옛날 민속집'이다. 1989년부터 2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옛날 민속집'은 역대 5명의 전직 대통령들이 사랑한 최고의 한식집이다. 가장 좋은 국산 콩을 써서 만든 두부는 일반 두부와 달리 간장 없이도 두부 자체의 본연의 맛을 내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옛날 민속집'의 대표 음식이다. 이 외에도 한방 보쌈, 파전, 녹두빈대떡, 콩비지, 두부버섯전골 등 많은 음식이 이곳에 있다.
학교에서 북악터널을 지나는 7211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다 보면 세검정을 지나 구기동이다. 정확히 구기동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옛날 민속집'을 찾을 수 있다. '옛날 민속집'은 상호와 어울리게 식당 입구를 기와지붕으로 꾸며놓았다. 누가 봐도 한식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분위기를 낸 모습이 역력하다. 실내 인테리어 또한 따뜻한 분위기를 내는 목재와 조명을 써서 한국인의 '정'이라는 정서와 맞게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옛날 민속집'은 백반도 팔고 보리밥, 전골, 콩비지, 두부, 파전 등 많은 한식을 팔지만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으뜸 상차림'과 '버금 상차림'이다. '상차림' 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 가지 음식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메뉴이다. 먼저 한방 보쌈은 한방 약재를 써서 고기에서 나는 특유에 누린내를 없애고 담백한 맛을 내었다. 특히 비계 부분은 희한하게도 느끼한 것이 없이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까지 느껴져 질리지 않아 계속 먹을 수 있다. 두부버섯전골의 국물을 가히 일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뜨겁고 매콤한 국물을 먹을 때 '시원하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 표현에 대해 의아해한다. 사실 한국인들도 왜 이런 표현을 하는지 설명할 길이 없다. 하지만 두부버섯전골을 통해 '시원하다'의 의미를 외국인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다. 조개, 재첩, 바지락으로 육수를 내어 만든 국물은 바다의 시원함을 그대로 담아다가 식탁 위에 올렸다. 매콤한 맛 까지 더해져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두부버섯전골에는 쫄깃쫄깃한 낙지와 고소한 새우, 자연의 향이 나는 버섯이 어우러져 바다에 사는 용왕이 먹어도 감탄할 맛이다. 전골을 먹을 때에는 두부와 버섯부터 먹어야 한다. 두부는 오래 끓이면 부서져서 본래의 맛을 잃기 쉽고 버섯 또한 고유의 향이 사라지기 전에 먹어야 제대로 먹을 수 있다. 밥 도둑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간장게장은 역시 그 별명을 톡톡히 해낸다. '으뜸 상차림'에 나온 간장게장은 다른 곳에서 먹는 간장게장과 달리 비림이 없고 게 안에 살 또한 풍성해서 씹는 맛까지 일품이다. 간장게장의 인기가 어느 정도냐면 일본에서 온 관광객들이 게장을 냉동 포장해서 일본에 가져갈 정도라고 하니 이 정도면 말 다했다. '으뜸 상차림'의 있는 음식 중에 다른 음식점과 가장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메뉴는 사실 두부요리이다. '옛날 민속집'의 두부 요리는 25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만들어 낸 하나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식당에서 먹는 또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서 먹는 두부와는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사실 양념도 안 되고 간장 없이 두부만 먹으라고 하면 맛있게 먹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하지만 '으뜸 상차림'의 모둠두부는 굳이 간장을 찍어 먹지 않아도, 두부에 양념을 하지 않아도 특유의 고소한 맛과 담백함으로 우리의 혀를 행복하게 해준다. '이게 정말 내가 알고 있는 두부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25년 전통의 노하우가 만들어낸 맛은 무시할 수 없다. '옛날 민속집'의 서연자 대표는 두부가 이렇게 특별한 맛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질 좋은 국산 콩과 간수에 비결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두부를 직접 제조할 때 서두르지 않고 인내로 천천히 두부를 만드는 것이 특별한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의 소개할 메뉴는 '버금 상차림'이다. '버금 상차림'은 '으뜸 상차림'에 있는 두부버섯전골과 모둠전 대신에 콩비지와 된장찌개, 녹두빈대떡이 들어간 메뉴이다. 나머지 음식들과 밑반찬은 '으뜸 상차림'과 동일하다. '버금 상차림'의 음식 중 콩비지는 역시 '옛날 민속집'이 자랑하는 콩으로 만든 요리이다. 콩비지 또한 위에서 소개한 모둠두부와 같이 담백하고 색다른 맛을 뽐낸다. 그냥 고소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정도로 너무 고소하다. 특히 '콩' 요리라고 하면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 안 좋아할 수 있지만 '버금 상차림'에 콩비지는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찾아올 때 아이들이 사랑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중의 입맛을 고려하고 연구한 25년 전통의 맛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사실 한식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음식이 무엇인가? 바로 된장찌개가 아닐까 싶다. '버금 상차림'에도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된장찌개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보글보글 끓은 된장찌개는 우리의 자율 신경계를 자극하여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밥 한 숟가락에 된장찌개를 크게 한 숟가락 떠서 먹으면 이보다 '한식' 다운 것이 없다. 녹두빈대떡은 보기에도 큼직큼직하여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이 가득 찬다. 특히 기름기가 없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등산 후 막걸리에 안주로 녹두빈대떡을 같이 먹는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 것 같다. 그리고 녹두는 성질이 차가워서 몸에 열이 심할 때 먹으면 좋다. 요즘 무더위로 푹푹 찌는 날씨에 삼계탕으로 몸보신 하는 것도 좋지만, 남들과 다르게 '옛날 민속집'에서 녹두빈대떡과 막걸리 한잔 가볍게 먹는 것은 우리에게 특별한 몸보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국민대학교에 발전기금을 기부하게 된 계기는? 저희가 2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해온 만큼 많은 손님이 방문해주셨죠. 지금은 졸업하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계신 국민대학교 졸업생 분들도 오래전부터 저희 가게를 많이 와주셨어요. 아무래도 버스 타고 10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보니 많이 와주시는 것 같아요. 물론 요즘에도 국민대학교 교직원 분들과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요. 20년 전에 봤던 국민대 학생들과 요즘 찾아오는 젊은 국민대 학생들은 당연히 다른 분들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오랫동안 봐온 손님 같은 기분이 들어서 더욱 친절하게 모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국민대학교 홍보팀에서 대학발전기금 모금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이야말로 우리 '옛날민속집'이 받은 사랑을 돌려 드릴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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