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기부문화의 새로운 형태 ‘재능기부’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잠시 우리가 기부할 수있는 재능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갑자기 재능을 찾으려니 참 어렵다. 하지만 꼭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친구들과 큰소리로 수다 떨기, 운동하기 등 평범한 나의 일상이 동생들에겐 큰 나눔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국민*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숨겨진 재능이 동생들에게 잘 전해 질 수 있을지 묻기 위해 서울동행프로젝트에서 3년째 동생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유재호를 만났다.
Q. 우선 동행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동행은 ‘동생행복도우미’의 약자로 서울시청, 서울시교육청,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협력하여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교육봉사활동이에요. 초·중·고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들이 학교로 직접 방문하여 대학생이 가진 재능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재능기부의 활동입니다.
Q. 그렇다면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양공통 과목의 사회봉사와 비슷한 활동인가요?
학교 수강신청기간에 '사회봉사' 과목을 신청하면 학점과 연계가 되고, 한 학기에 40시간 이상 할 경우 서울시장 명의의 인증서를 발급 받을 수 있어요. 학교 사회봉사와 활동은 비슷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요. 또한 한 학기에 한 번씩 해외봉사활동도 갈 수 있어요. 모든 비용은 무료고요. 물론 대상자는 동행2학기를 이수하여야 하고 담당선생님께 추천을 받아야 합니다. 매 학기마다 이루어져 기회가 많지만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통과해야 합니다. 저는 현재 그루터기(학교별 단장/부단장)로 활동하고 있어 아직 해외 봉사는 다녀오지 못했지만 열심히 해서 이번 학기에는 꼭 해외봉사를 다녀오고 싶어요.
Q. 처음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도 남들과 다를 것 없이 시간을 때우며 살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인터넷카페에서 1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대학생활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어 무작정 신청했어요. 솔직히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보다 서울시에서 주관을 한다는 것에 더 큰 메리트를 느꼈어요. 하지만 09년도에 국민대 단장이라는 이름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다 보니 지금은 서울시대표로 활동하고 있어요.
Q.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는 처음 상봉초등학교 예체능교실에서 바둑을 가르쳤고, 저의 모교인 장안중학교에서 학습지도활동으로 영어도 가르쳤어요. 모교 후배이다 보니 영어수업보다는 멘토로서 조언은 해주었어요. 지난 학기에 신청한 봉화중학교에서 2학년 친구들과 함께 농구, 축구, 배드민턴 등의 예체능수업을 진행했고 이번에도 같은 활동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Q. 아무래도 나이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니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 “선생님 맛있는 거 사주세요!”라고 조를 때가 있어요. 그때는 단호하게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아예 처음부터 사주지 않는 것이 냉정하지만 그렇게 하는 방법이 최선인 것 같아요. 또 가장 힘들었을 때는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에요. 누구나 처음 하는 활동에 대한 두려움, 걱정 등 이런 것들에 휩싸이게 되죠. 오랜 시간 동행을 해왔지만 아직도 새로운 학교에서의 봉사활동을 시작 할 때면 기대도 되지만 걱정과 두려움이 더 커요. 그런데 막상 부딪쳐 보고,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돌아보면 그 두려움과 걱정이 행복으로 돌아와요.
Q. 위에서처럼 행복을 느끼고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하루하루 봉사를 끝내는 시간이에요. 동생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을 생각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껴요. 상봉초등학교에서 바둑교실활동을 할 때, 정말 청개구리처럼 말 안 듣는 1학년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어느 날 수업 중에 저한테 오더니 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도망가더라고요. 그냥 종이 길래 버리려 했더니 저 멀리서 “안돼”하면서 소리치더라고요. 종이를 펴보니 ‘고마운 바국(바둑)’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아직 맞춤법도 모르는 친구가 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나를 생각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보람을 느꼈어요. 그냥 종이 일지는 몰라도 저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제가 동행을 멈춤 수 없는 이유예요.
Q. 방학기간 중 동행에서 플래시몹이 이루어 졌다고 들었어요. 취지는 무엇이었나요?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본 프로그램인데요. 제가 3년 동안 봉사를 하면서 홍보부분에 많은 부족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서울시 대표를 하는 동안 직접 몸으로 뛰어보고, 동행 역사상최고의 참여인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어요. 방학 중에도 그루터기들이 모여 회의를 하며 많은 노력을 했죠. 지난 8월 26일 금요일 6시에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한 명이 춤을 추고 순식간에 100여명이 춤을 따라하는 플래시몹을 선보였어요. 예상은 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하이서울뉴스에도 저희를 다룬 기사가 실렸어요.
Q.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앞으로도 시도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홍보는 꾸준히 이루어져 왔고 그 중 대표적인 활동이 동행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거죠. 저는 국민대를 포함한 성신여대, 서울시청에서 강연을 했어요. 제가 봉사를 통해 얻은 행복한 경험을 얘기하고 주의사항들을 전해주죠. 또 이번에는 ‘Day by Day'라는 홍보 타이틀 곡 만들어 봤어요. 국민대 학생인 힙합뮤지션 세이즈와 가수 크리스피크런치의 치지 그리고 프로듀서 겸 싱어 아라한이 직접 제작 작업 해주었고요. 작사는 동행단원들이 워크숍에서 만든 가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어요. 앞으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홍보활동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군대를 다녀와서 까지도 아무 목표 없이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가는 인생을 걷고 있었어요. 그런 저에게 봉사은 ‘목표’라는 것을 선물로 주었어요. 워크숍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한국리더십센터 김진규 연구원의 강연을 듣고 나서 저도 사람들 앞에서 제가 겪은 스토리를 얘기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리더십/비전 분야의 컨설턴트 목표를 가지고 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의 좋은 뜻을 알고 있지만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한 국민*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
대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도전 그리고 열정입니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경험 할 수 있는 것은 대학생일 때 모두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입생 때는 신입생이니까 술 문화에 빠지고 4학년 되면 취업에 대한 압박으로 취업문화에 빠지고 2,3학년은 방황하면서 시간 허송세월을 보내면 우리들의 20대, 대학생활은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남을 위해 먼저 노력하고 힘써본다면 자동적으로 나를 위한 일을 스스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하죠. 이것의 정답은 봉사활동입니다. 봉사를 통해 여러분이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돌이켜 보는 기회를 꼭 한번 가져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위에 실린 '고마운 바국(바둑)'이라고 쓰여있는 동생들이 써준 종이를 보고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엄마,아빠미소가 그려지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따뜻해진 국민*인이 있다면 지금부터 봉사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언제나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 이번 기회에 봉사를 통해 마음을 전해보자.